서론
이전 글들에서도 언급하였듯, 다이어트 약은 크게 2종류로 나뉜다.
식욕억제제
애초에 먹는 양을 줄이는 방법. 뇌에 작용하여 먹고 싶은 생각이 안들게 한다.
ex> 에페드린, 팬터민, 삭센다 등...
영양흡수억제제
먹은 음식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 뇌가 아닌 소화기 장기에 적용.
ex> 올리스탯 / 파세올라민 등..
삭센다 등장 이전의 식욕억제제는 대부분 항정신용제였고, 중독 및 의존과 더불어 우울증 등 다양한 부작용이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영양흡수억제제를 찾곤 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약물인 올리스탯과 파세올라민, 한때 유명했던 HCA에 대해서 알아보자.
올리스탯(Orlistat)
올리스탯은 간단히 말하면 지방흡수 억제제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 속 지방들은 그 자체로는 흡수되기에 너무 크기 떄문에, 체내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리파아제(라이페이즈)에 의해서 분해가 되어야 한다.
올리스탯은 이 리파아제의 작용을 방해하는 원리로 작용하며, 일반적으로 지방 흡수의 25-30%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보통의 비만 환자들 일반 식단에서 지방이 전체 칼로리 비중의 약 40-50%를 차지하니, 최종적으로는 전체 칼로리의 10%-15%를 감소시키는 셈이다. 당연하겠지만 먼저 음식이 흡수되어야 하는 타이밍에 작용해야하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혹은 식후 1시간 내에 복용해야한다.
일반적인 항정신용제들에 비해 뇌에서의 작용이 없기 때문에 의존증/중독증 및 우울감 등의 신경계 부작용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생활에서의 큰 불편감이 있는데 바로 흡수되지 않은 지방은 그대로 대변으로 배출된다는 것. 말 그대로 기름기 성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휴지/비데로 잘 닦이지 않을 뿐더러(기름 묻은 손은 결국 비누칠해야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다) 대변을 보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저절로 조금씩 새나오는 경우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 중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방귀를 뀔때도 있는데, 이때도 조금씩 묻어나오기도 한다는 것... 이러한 불편감 때문에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사람에게 필수적인 비타민들인 비타민 A, D, E, K 및 베타카로틴은 물이 아닌 지방에 흡수되는 지용성인데, 이러한 지용성 물질들의 흡수도 막는 것도 단점. 음식 내의 비타민 흡수도 막기 때문에 매일 비타민을 따로 복용해야한다.
여기에 더불어 한국인의 비만 원인은 지방의 과다 섭취보다는 밥/빵 등 곡류의 과다 섭취로 인한 체내 탄수화물 > 지방 전환의 비율이 더 높다는 것도 한 가지 포인트이다. 올리스탯은 먹는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막는 용도이지, 탄수화물에서 지방으로의 전환을 막거나 뱃살 내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수도 있다.
최초의 제품은 로슈에서 나온 제니칼 이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리피다운, 제로엑스, 올리엣 등 다양한 제네릭 약품이 나와있다.
파세올라민(Phaseolamin)
올리스탯이 지방흡수 억제제라면, 파세올라민은 탄수화물 흡수 억제제이다.
지방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먹은 음식 속 탄수화물은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가 된 후에야 흡수가 가능하며, 이러한 탄수화물의 분해를 일으키는 것은 아밀레이즈(아밀라아제)이다. 아밀레이즈는 알파/베타/감마 세 종류가 있으며, 일반적인 동식물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은 알파 아밀레이즈이다.
파세올라민은 이러한 알파 아밀레이즈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다만 탄수화물의 경우 지방과 큰 차이가 있는데, 바로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소위 빵/밥 등에 포함되어 있는 탄수화물은 다당류에 속하며 바로 흡수가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아밀레이즈에 의해서 분해가 이루어진 후에야 흡수가 가능하지만, 설탕/과당/포도당/유당 등 크기가 작은 단순당들은 특별히 분해가 되지 않아도 바로 흡수가 가능하다. 이러한 단순당들의 흡수를 파세올라민은 억제할수가 없다! 소위 빵/밥 등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액상 과당등을 섭취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는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
즉 올리스탯이 모든 지방흡수를 막았다면, 파세올라민은 일부 탄수화물의 흡수만을 막는 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리스탯에 비해 효과도 부작용도 크지 않으며, 올리스탯이 의사에게 처방받은 후에야 구매 가능한 전문의약품인 반면 파세올라민은 일반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중이다.
보통 흰 강남콩 추출물이라고 하는 약제들이 이러한 종류. 국내에서는 싸이트릭스 C, 카보글루엑스캡슐 등이 현재 판매중이다.
HCA(Hydroxycitric Acid)
보통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껍질 추출물이라 부르는 HCA도 유명한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이다.
HCA는 하이드록시시트르산의 약자로, 앞서 올리스탯이 지방흡수를 억제, 파세올라민이 탄수화물 억제를 방해한다면, HCA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는 것을 방해하는 효과가 있다.
과도하게 섭취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지방으로 변환되어 저장될때 굉장히 복잡한 여러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 중 하나가 ATP 시트르산 분해효소가 시트르산을 아세틸 CoA로 전환되는 것을 방해하는게 바로 이 HCA이다.(자세한 과정은 몰라도 된다)
다만 HCA 역시 무적이 아니다. 체내에서는 1차적인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사용하고, 이 탄수화물이 다 떨어지게 되면 그제서야 저장해두었던 지방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살이 찌는 것은 크게 2가지 원인인데..
1) 과다 탄수화물 섭취시 잉여 탄수화물이 지방산으로 전환되어 지방에 저장
2) 잉여 탄수화물이 많기에 탄수화물 양 자체가 떨어질 일이 없어서 체내에 저장한 지방을 꺼낼 일이 없어짐
즉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는 1) 지방으로의 전환 증가 도 불러오지만, 2) 지방 사용의 감소 효과면도 있다는 것이다. 이때 HCA는 1번 지방으로의 전환 증가는 막을 수 있지만 2번인 지방 사용 감소 효과를 막을 방법이 없다. 체내에서 지방을 탄수화물보다 먼저 사용하도록 하게 하는 효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HCA는 반쪽짜리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이치로 HCA 역시 전문의약품이 아닌 다이어트 건강식품 으로만 취급되고 있다. 잘해봐야 보조제라는거지, 칼로리 커팅제나 의약품이라기에는 하자가 많다는 것.
물론 파세올라민과 HCA를 함께 복용한다면...
1) 일단 탄수화물의 흡수 양 자체가 줄어듬. 대신 액상과당 등 함유된 것에는 효과가 없으니 밥돌이/빵돌이 인 경우에만 효과가 큼
2) 흡수된 탄수화물이 줄어드니 과잉인 양 자체가 적어짐. 과잉인 탄수화물이 줄어드니 지방을 꺼내 쓸 일이 그나마 생김.
3) 과잉인 양 자체가 있다 치더라도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이 줄어듬.
으로 애매한 시너지 효과를 볼수도 있긴 한데.. 사실 과잉 탄수화물이 없으면(그게 적게 먹어서이든, 파세올라민 등에 의해서 흡수가 적게 되서이든) HCA의 역할이 붕 뜨는 것도 사실이다. 잘 안맞는다는 것.
결론
뻔한 결론이지만, 결국 이러한 영양분 흡수/전환 억제제 기반 다이어트 약들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효과가 있는 올리스탯은 생활면에서의 부작용도 심할뿐더러 한국인의 식단에는 크게 효과적이지 않으며, 파세올라민이나 가르시니아는 효과 자체가 애매하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다이어트 관련 약품을 처방할때에는 (물론 위의 약들을 쓰긴 하지만) 결국 식욕억제제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먹은 것이 흡수가 덜 되고, 덜 저장되게 하는 것보다는 애초에 안먹게 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직관적이니까... 물론 파세올라민/HCA 의 경우에는 효과가 크진 않아도 부작용도 적은편이니 필요에 따라서 먹는것도 고려해볼 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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